지수는 빠졌지만 장 속은 달랐다
5월 1일 노동절 한국장 휴장일, 직전 거래일인 4월 30일 KOSPI는 6,598.87(-1.38%), KOSDAQ은 1,192.35(-2.29%)로 마감했다. 숫자만 보면 전형적인 위험 회피 장세다. 이란 지정학 리스크와 연휴 전 차익실현이 맞물렸다.
그런데 같은 날 생성된 스크리너 데이터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 FTD(Follow-Through Day) 20일차, BULL Score 100/100, 50일 이동평균 위 종목 비율 65.4%, 200일선 위 59.8%. 지수가 조정받는 동안 시장 내부 강도는 오히려 유지됐다. 이란 헤드라인에 지수가 눌린 것이지, 주도주까지 꺾인 건 아니라는 뜻이다.
강한 쪽은 뚜렷하다. AI 전력·전선, 조선·엔진, HBM 관련 반도체 장비가 축을 유지했다. 반면 코스닥 고밸류주, 포털·플랫폼, 단기 과열 건설주는 상대적으로 약했다.
AI 메모리 수익구조, 데이터로 다시 확인됐다
이번 주 가장 중요한 신호는 해외에서 왔다. 샌디스크·웨스턴디지털 실적 발표와 애플의 메모리 비용 상승 언급이 겹치면서, AI 수요가 HBM과 고부가 메모리의 마진 구조를 바꾸고 있다는 thesis가 다시 확인됐다.
삼성전자(005930.KS)에는 긍정적인 환경이다. 다만 4월 30일 기준 외국인 수급은 아직 불안정하다. 외국인이 매도를 줄이거나 순매수로 전환하는 시점을 확인하기 전에는 추격 매수보다 수급 변화를 먼저 체크해야 한다.
구글 클라우드(GCP)가 시장에서 강하게 평가받은 반면,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는 CapEx 부담으로 주가가 눌렸다. 이제 AI 투자 테마에서는 “지출 규모"보다 “매출 전환과 현금흐름 방어"를 분리해서 봐야 하는 구간이다. KOSPI 반도체 밸류체인도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데이터센터 발주 수혜인지, 아니면 막연한 AI 기대감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한화엔진: 조선 엔진에서 AI 전력 인프라로
한화엔진(082740.KS)을 단순 조선주로 분류하면 놓치는 것이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최근 발간한 리포트는 4행정 중속엔진 수주 회복과 함께 데이터센터향 육상 발전엔진 사업을 명시적으로 언급했다. 해양 엔진 회사가 AI 인프라 전력 공급망으로 재평가되는 흐름이다.
주가는 이미 단기 급등 구간에 들어왔다. 8.8만원 지지 여부와 외국인·기관 동반 매수가 이어지는지를 다음 거래일에 확인해야 한다. 신규 진입보다는 눌림목 대기가 현실적이다.
이란 리스크, 에너지주엔 호재지만 시장엔 양날의 검
이란 관련 군사 옵션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유가 100달러 이상 시나리오는 계속 시장 위에 떠 있다. 조선·엔진·에너지 섹터에는 우호적인 환경이지만, 전체 시장에는 금리·인플레이션 재점화 리스크다.
지정학 이슈가 지속되는 동안은 포트폴리오 베타 확대를 선별적으로 가져가야 한다. 에너지 수혜주라고 해서 무작정 올라타기보다, 실제 수주나 실적 연결고리가 명확한 종목 위주로 압축하는 접근이 낫다.
주목할 후보군: 눌림목 전략으로 접근
4월 30일 스크리너와 수급 데이터를 종합하면 다음 후보들이 두드러진다.
한미반도체(042700.KS) — 후보군 1위.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순매수한 날이다. HBM 본딩 장비 수요가 이어지는 한 수급 축은 유지된다고 본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322000.KS) — RS(상대강도) 99.4, 외국인·기관 동시 수급. 신재생 에너지와 고유가 수혜가 겹친다. 다만 RSI가 과열 구간에 들어와 있어 단기 추격은 부담스럽다.
산일전기(062040.KS) — 전일 +20.4%, 전력 인프라 핵심 종목이다. 이미 급등했으므로 눌림 이후 거래량 재확인이 선행돼야 한다.
리노공업(058470.KS) — 거래량 증가와 기관 매수가 함께 나타났다. 위 세 종목 대비 단기 과열도가 낮아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관찰 구간이다.
코리아써키트(007810.KS)·대덕전자(077360.KS) — 기판 밸류체인 후보지만 4월 30일 가격은 약했다. 방향성 확인이 먼저다.
다음 거래일, 무엇을 볼 것인가
한국장이 다시 열리면 4월 30일 차익실현 이후 시장 내부 강도(breadth)가 유지되는지가 첫 번째 확인 포인트다.
- 삼성전자: 외국인 매도 축소 또는 순매수 전환 여부. 이것이 반도체 섹터 전반의 수급 신호다.
- 삼성전기(009150.KS): 83.2만원 부근 지지와 기관 매도 둔화 여부. 눌림 시 확대 검토 종목이다.
- 한화엔진: 8.8만원 지지선 확인, 외국인·기관 동반 매수 지속 여부.
- 펄어비스(263750.KS): 가격은 약했지만 수급이 받쳤다. 5.9만~6.0만원 회복 여부가 기준점이다.
정리: 주도주 교체냐, 유지냐
휴장일이라 새 가격 신호는 없다. 그러나 스크리너가 가리키는 방향은 분명하다. 시장 전체가 위험 회피로 전환한 게 아니라, 주도주 중심의 위험 선호 기류는 살아 있다.
다음 거래일 핵심 판단은 하나다. 상대적으로 약한 포털·플랫폼 축을 줄이고, 외국인·기관 수급이 확인된 AI 전력·HBM 축으로 비중을 옮기는 것이 현 시점에서 합리적인 방향이다. 추격 매수가 아니라 수급 확인 후 진입이라는 원칙을 지키는 것, 그게 이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규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