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SDAQ 매수 사이드카, 외국인은 대형주를 팔았다

KOSDAQ +7.04% 폭등에 매수 사이드카까지 발동된 6월 29일, 외국인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합산 6.7조 원 순매도했다. 정부 반도체·AI 메가투자와 수급 이탈 흐름을 짚는다.

KOSPI vs KOSDAQ: 하루 7%p 괴리

6월 29일 한국 증시는 두 개의 시장이 각자의 시계로 움직였다. KOSPI는 8,394.65로 마감하며 0.20% 하락에 그쳤다. 숫자는 작아 보이지만, 삼성전자(005930.KS)와 SK하이닉스(000660.KS)가 각각 4.9%, 1.7% 밀린 결과다. 반면 KOSDAQ은 911.32로 7.04% 폭등했다. 장중에는 매수 사이드카(KOSDAQ 급등 시 발동되는 단기 매매 완화 조치)까지 걸렸다.

KOSPI와 KOSDAQ의 하루 괴리가 7%p를 넘는 건 흔치 않다. 통상 이런 괴리는 두 가지 신호 중 하나다. 대형주 피로와 중소형 성장주 순환매가 맞물리거나, 테마성 자금이 특정 섹터로 집중 유입되거나. 오늘은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났다.

시장 전체 체력을 나타내는 breadth 지표는 여전히 약하다. 50일 이동평균 위에 있는 종목 비율은 12.6%, 200일 이동평균 위는 22.3%에 그친다. 즉 오늘의 KOSDAQ 급등은 시장 전체 회복이 아닌 선별적 순환매였다.

외국인, 반도체 대형주에서 6.7조 이상 빠져나가다

오늘 수급에서 가장 눈에 띄는 숫자는 외국인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동반 대량 매도다.

삼성전자는 종가 323,000원으로 하루 4.9% 하락했다. 외국인 순매도 3조 8,675억 원, 프로그램 순매도 2조 7,305억 원이 가격에 그대로 반영됐다. 기관이 8,015억 원을 사들였지만 외국인 매도를 상쇄하기엔 역부족이었다.

SK하이닉스도 비슷했다. 종가 2,628,000원으로 1.7% 하락했고, 외국인 순매도는 3조 2,981억 원에 달했다. 프로그램도 2조 5,952억 원 순매도였다. 그러나 삼성전자보다 낙폭이 작았다. 비슷한 규모로 외국인이 팔았는데 가격이 덜 빠졌다는 건, 기관과 개인 매수 수요가 방어했다는 의미다. 상대강도(RS) 지표도 98.9로 KOSPI 전 종목 중 최상위를 유지하고 있다.

두 종목 합산 외국인 순매도는 6조 7,000억 원이 넘는다. 단일 세션 기준으로 상당한 규모다. 배경으로 세 가지가 거론된다. 첫째, 미국에서 제기된 DRAM·HBM 관련 집단소송 노이즈다. 공식 판결이 아닌 사이클 과열 국면에서 반복되는 규제·법무 리스크 우려다. 둘째, 신흥국 대형주 전반의 차익 실현 흐름이다. 셋째, SK하이닉스의 경우 5일 누적 -10.0% 하락 이후 쌓인 단기 매도 압력이다.

정부 반도체·AI 메가프로젝트: 중장기 구조는 강해졌다

수급 이탈과 반대 방향의 뉴스도 있었다. 이날 확인된 정부 발표는 한국 반도체·AI 투자 thesis의 근거를 두텁게 한다.

세 가지 핵심 계획이 재확인됐다.

  • 서남권 메모리 팹 신설: 800조 원 규모 투자
  • 충청권 HBM 패키징 팹: 81조 원 조성
  • AI 데이터센터(AIDC): 2035년까지 1,000조 원 이상 투자

이 수치들이 모두 확정 예산은 아니다. 장기 국가 계획은 정권이나 예산 심의 과정에서 조정될 수 있다. 그러나 방향성은 분명하다. 한국 정부가 피지컬 AI 인프라와 메모리 생산 역량을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명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혜 기반이 단기 실적 사이클을 넘어선다는 맥락이다.

외국인이 오늘 팔았다는 사실과 정부가 국가 투자를 약속했다는 사실은 모순이 아니다. 단기 수급 이탈과 중장기 구조적 수요는 다른 시계 위에 있다.

KOSDAQ 급등의 내용: 무엇이 올랐나

KOSDAQ +7.04%의 구성을 뜯어보면 주도 섹터가 분산돼 있다. 바이오, 2차전지, 소형 성장주가 동시에 올랐다. **한올바이오파마(009420.KQ)**는 하루 +19.4%, 5일 누적 +39.3%로 바이오 순환매의 대표주였다.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섹터에서도 강세가 나왔다. **기가비스(420770.KQ)**는 +5.3%(5일 +10.2%), 기관 순매수 52.7억 원을 기록하며 최근 주목 종목군 중 수급 타이밍이 가장 정돈된 모습이었다. 다만 RSI 70.4, 이격도 121.3%로 단기 과열 구간이다. **케이씨텍(064620.KQ)**도 +9.9%로 강했다.

KOSDAQ 급등을 “반도체 thesis 붕괴의 신호"로 읽는 시각도 있지만, 오늘 움직임은 독주 완화에 가깝다. 대형주가 숨을 고르는 동안 유동성이 중소형주로 분산된 흐름이다. 이 순환매가 지속되려면 내일 breadth가 따라와야 한다.

내일 확인할 세 가지

SK하이닉스 250만 원 지지선: 5일 -10.0%로 밀린 뒤 기술적으로 250만 원이 1차 지지 구간이다. 외국인 매도가 둔화하거나 기관 매수가 강해지면 단기 반등 신호가 된다.

삼성전자 323,000원 방어: 오늘 종가가 기술적 지지 구간에 걸쳐 있다. 외국인·프로그램 매도 완화 여부가 핵심 변수다.

KOSDAQ breadth 후속: 오늘 사이드카까지 발동된 급등이 내일도 종목 수를 끌어올리며 확산되면 순환매가 실체가 있다는 신호다. 단발성으로 끝나고 대형주 수급도 회복되지 않으면 시장 전체 방향성은 여전히 neutral-to-bearish다.


오늘 한국 증시의 메시지는 단순하지 않다. 외국인 자금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서 빠지면서 KOSPI는 눌렸지만, 그 유동성 일부는 KOSDAQ 성장주로 이동했다. 정부는 중장기 반도체·AI 인프라 계획으로 구조적 수요를 재확인했다. 당장의 수급 이탈과 국가 전략 방향이 교차하는 구간이다.

내일 시장은 이 두 목소리 중 어느 쪽이 더 큰지를 테스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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